기타 호주, 영국과의 FTA에서 '기후조항'은 강력 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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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9.13 209

 

 

호주, 영국과의 FTA에서 '기후조항'은 강력 거부

 

 

[딜라이트닷넷]

 

국내외 압력에도 '버티기'

석탄 의존도 높은 자국 경제 보호 우선

 

영국과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을 추진 중인 호주 정부가 기후 목표를 협정 내용에 포함시키라는 국내외 압력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한 거부의사를 확실히 했다고 외신들이 9일 보도했다.

 

캔버라발 외신 보도에 따르면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는 이날 영국과 협상 중인 FTA는 지구온난화를 산업혁명 이전 대비 섭씨 2, 나아가서는 섭씨 1.5도로 제한하는 유엔의 목표를 규정하는 문서가 아니라고 말했다.

 

모리슨 총리는 "이것은 기후협정이 아니라 무역협정"이라며 "나는 무역협정에서 무역문제를, 기후협정에서는 기후문제를 다룬다"고 강조했다.

 

이에 앞서 영국 내각은 양국 간 FTA에서 파리 기후협약 이행 조항을 철회하라는 호주 측의 압력을 수용하기로 합의했다고 영국의 뉴스 채널 스카이뉴스가 지난달 익명의 영국 관리 이메일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 보도는 오는 11월 글래스고에서 열릴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 제26회의(COP26) 주최국인 영국에 대해 온실가스 배출 억제 방안을 촉구해왔던 환경운동가들의 분노를 촉발시켰다.

 

댄 테한 호주 통상장관은 이와 관련, "기후변화 관련 목표는 이번 FTA의 일부가 결코 아니다"라며 "그러나 호주가 파리협약에 서명한 이상 그 목표 달성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는 데는 의문의 여지가 없다"고 강조했다.

 

라디오 4BC와의 인터뷰에서 테한 장관은 "현재 마무리 단계인 호주-영국 FTA에서 양측은 '환상적인 결과'를 얻었다"고 밝혔다.

 

세계 최대의 석탄 및 액화천연가스 수출국 중 하나인 호주로서는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이 정치적으로 난감한 문제로 부상돼 있다. 호주는 석탄화력발전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 1인당 온실가스 배출량이 세계에서 가장 나쁜 축에 속한다.

 

앞서 키스 피트 자원부 장관은 성명을 통해 "석탄은 철광석에 이은 호주의 최대 수출품"이라며 "이러한 양상이 조기에 바뀌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이는 유엔의 셀윈 하트 기후변화 특별보좌관이 석탄을 단계적으로 폐기할 것을 촉구한 데 대해 자국 경제를 옹호하는 반박의 성격으로 풀이된다.

 

호주는 글래스고 COP26에 앞서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2005년 수준 대비 26~28% 낮추겠다는 2015년 파리 기후 회의에서의 약속에 별다른 수정을 가하지 않고 있다.

 

보수적 입장을 취하고 있는 호주 정부는 가급적 2050년까지 탄소 순배출량 '넷제로'를 달성한다는 목표는 두고 있지만 확실한 공약을 하지는 않은 상태다.

 

야당 지도자인 앤서니 앨버니즈는 모리슨 총리가 일자리를 창출하고 에너지 가격을 낮춘다는 명분으로 호주에 재생 에너지와 관련한 기회를 박탈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앨버니즈는 "파리협약 서명국인 호주가 이행에는 미온적"이라며 "전 세계가 '2050년 넷제로'로 향하는데 모리슨 총리는 이에 역행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국제 환경보호 단체인 그린피스의 간부 데이비드 리터는 성명에서 호주가 세계적 기후 노력에 '외교적 괴롭힘'을 가하고 있다며 "모리슨 정부는 추잡한 밀실 거래와 기후 변화에 대한 약속을 회피하는 압박 전술에 의지하고 있다"고 질타했다.

 

한편 존 케리 미국 대통령 기후특사의 조너선 퍼싱 부대표는 지난달 한 기후 포럼에서 호주가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는 문제에 대해 더 많은 의욕을 보인다면 "정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 박피터슨 기자 shockey2@naver.com